도덕론/견해를 위해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4
제라울
2020. 5. 25. 14:36
어떤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 우린 너무 쉽게 판단해보리는 습관이 있습니다.
조금은 상대의 사정이나 상황에 대한 배려를 가지면 좋은데 그러지 못하는 게 일반적인 것입니다.
일상에서 그런한 일이 정상이니 그걸 가지고 뭐라 하면 좀 각박하기도 한다. 이것도 시일이 흐르고 대다수의 의식 수준이 더 오르면 바뀔 것이지만 그때까진 누군가나 의도를 보이는 곳이 있어야 하는 것이긴 합니다.
이건 앞에서 말하려던 제목을 이어서 하는 것인데 이것이 배려만이 아니라 마구에서 쓰이는 것이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마구라고 해서 특별하다기보다 누구나 그러한 인지능력을 가지는 것이지만 더 심화해서 용도를 가진 것이니 지금은 별로 안 쓰지만 언젠가 다들 이런 정도의 이론은 별거 아닌 것으로 알 날이 올 수도 있겠죠.
내가 티비를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상대가 그걸 보고 뭐라 할까요?
그 어떤 상대는 나와 어떤 관계라는 이유로 이것을 보는 방식이 다를 것이고 그 상대의 나에 대한 감정이나 본인의 여러 여건이 가지는 이유로 인해 다른 반응을 할 것입니다.
그가 마누라라면 또 일반적으로 사는 그런 가정에서의 부부라면 "뭐하냐?"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티브이 보고 있다는 것을 보면 알 것인데 뭐하냐고 하죠
이건 뭐하는지 묻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 설거지 안 하고 뭐하냐'
'지금 티비나 보고 있을 때냐'
'티브이나 보고 있지 말고 이거 해야 할 거 아냐'
'돈은 그따구로 벌면서 티브이는 보고 싶냐?'
이런 다양한 의미가 함축된 말로 지금 뭐하냐고 하는 것이겠죠.
상대가 엄마이고 내가 학생이라면 공부 안 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것이겠구요
친구라면 인사말로 그냥 말 시작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고요
그거 하지 말고 이거 하자는 것일지도 모르고요
말은 하나이지만 그것이 내포한 의미는 다양하고 너무 다양해서 알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걸 알아듣는 것이 언어를 우리가 하게 된 이유가 기적이라고 할지도 모르고 우린 언어를 학습할 수 있는 선천적인 지식이 있다고 하는 선천성을 강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내가 티브이 보는 것이 뭘 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없을까요?
그냥 티브이만 보고 있거나 시간 때우고 있거나 할 일 없어 딴짓인 거거나 멍청한 짓을 하고 있거나 무의미한 일을 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뭔가 하는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가지진 않나요?
아니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 티브이 보는 그것에 대한 순순한 질문은 없을까요?
우린 누군가가 뭔가 하고 있을 때 그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판단합니다.
차를 타고 있으면 그것이 버스이면 버스 타고 어디를 가는 것이겠죠. 어디 가는지는 모르고 왜 가는진 모르지만요
누구와 만나 웃고 떠들면 누군가와 만나 웃고 떠들고 있는 것이고
술 마시면 술 마시고 있는 것이고
독서를 하면 독서를 하는 것으로 보게 되죠.
그런데 정말 버스 타고 가는 것이 어디를 가는 것인가요? 그냥 버스 타는 그것이 이유가 될 경우는 없을까요?
어디 가려는 것이 아니라 버스를 연구하려고 버스 운전하는 것을 배우려고 경치 구경하려고 노선을 탐구하려고 이런 그 버스 타는 사람의 구체적인 사정은 뭔지 우린 겉으로 보는 것으로 안다 할 수 있을까요
누구와 웃고 떠드는 것이 뭔가 팔려는 것인지 그저 소일거리인지 연애인지 손님 접대인지 억지로 하는지 정말 즐거운지 웃고 떠들면서 그 사람이 내적으로 뭘 생각하고 뭘 인식하고 뭘 의도하는지 우린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티브이 보는 것이 정말 뭘 하는 것일까요?
내가 티브이 볼 때 굳이 의도를 가지고 보는 걸까요?
별생각 없다가 티브이 보면서 뭔가 의도가 생기는 경우는 없나요
내가 뭘 하는 것인지 스스로는 꼭 인식하고 있는 일인가요
아니기도 한 것이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건 겉으로 알 수 없습니다.
티브이 보는 것이 티브이 보고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니까요
다른 생각을 하기 위해 눈둘때가 필요해서 티브이를 보고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있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아니면 공부하기 위해 틀어놓기도 합니다. 공부할 때 그냥 알지 못하는 외화 틀어놓고 뭐가 떠들게 해 놓고 공부하고 독서하니까요 이러면 공부 안된다고 하기도 하는데 알아서 할 일이죠 나도 철학서적은 이렇게 못합니다. 집중이 더 해야 해서 음악도 틀지 못하고 읽죠 그러니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두 가지는 제가 이런 다는 것이죠)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겉으로 보이거나 일상의 단순한 행동이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그렇게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이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생각을 하고 감정이 있으며 내적으로 무수한 일이 일어나고 사그라지면서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어도 서로 다른 것을 한 것이 됩니다.
11명이 조기 축구를 했다고 해서 그들을 다 "축구했네"라고 하지 못합니다.
그중에 누구는 "역시 난 축구가 안 맞아 이번에 그걸 알았어"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축구한 게 아니라 축구가 자기에게 안 맞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입니다.
내가 아는 대로가 아니고 내가 보는 대로가 아니고 내가 판단한 대로가 아니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자극하기 위해서 이걸 말줄임을 할 겁니다.
무일가라고
무슨일이 의 무
일어나고 의 일
있는가에서 가
무일가
제가 무일가라고 쓴면 이런 뜻이니 뜨악하지 마시길 캬캬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