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천/강마을

어떤 고민

제라울 2020. 9. 30. 18:06

어떤 고민을 하게 됩니다.

 

??? : 내가 누군지 알겠어요?

제라울 : 누구요? 무엇이요?

??? : 그 정도는 능력이 돼야 하죠 알아맞혀보세요

제라울 : 전 능력이 없으니 능력 있는 사람에게 가는 게 어떨지요

??? : 뭐지? 다 알거 같이 책에 써놓고 뭘 모른다고 하시죠?

제라울 : ......

??? : 연절 입니다.

제라울 : 예

연절 : 질문해도 돼요 궁금한 게 있는데

제라울 : 글쎄요 

연절 : 책에 보니까 단전호흡한 것으로 돼있던데 왜 저번에 어떤 수련하면 되냐고 물으니 말을 안 해주고 자꾸 다른 얘기를 한 거예요?

제라울 : 호흡을 한건 맞는데 그것이 남들에게도 호흡하라고 해야 할 이유는 안되어서요

연절 : 왜요?

제라울 : 수련하는 방법은 체질이나 성향이나 삶의 목적에 따라서 정해 가는 것이라서 이거 하라고 일방적으로 말할 건 아닌 듯해서요

연절 : 그럼 전 멀로 하면 돼요?

제라울 : 해보시고 맘에 드는 걸로 해요

연절 : 저보다 잘 아니까 정해주면 좋잖아요 이거 해라 하면 되는데...

제라울 : 그러게요

연절 : 그니까 정해줘 봐요 뭘 하면 돼요?

제라울 : 예?

성격이 급하거나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어려우면 좌선이나 명상이나 호흡을 굳이 할 필요는 없죠 그래도 하고 싶으면 의자에 앉아서 하거나 짧게 짧게 여러 번 하는 것으로 하거나 요령껏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해야겠죠

다리가 아프거나 신체 구조상 앉아서 하는 게 안되거나 어려우면 굳이 고집할 것이 없죠

행공이라고도 하고 무예라고도 하고 도인법이라고도 하는데 요즘은 요가가 너도 나도 하는 듯도 한데 신체를 움직이면서 하는 것을 권하죠 움직이면 덜 지겹고 덜 답답하니까요

이것도 정적으로 버티면서 하는 것이랑 서서히 동작을 이어서 하는 동적인 것이 있는데 어느 것이나 해보고 신체적으로 무리가 안 가고 재미난 것을 하면 되겠죠

호수(주문)처럼 뭔가 외우거나 읽는 것을 하는데 이것도 비슷해요 해보고 재미나면 하죠

이거 저거 다 해보는 것도 우선 할 필요가 있죠 이거 외에 생각을 집중하고 마음을 다루는 듯한 것도 여러 가지인데 이런거나 그 외 뭔가 특수한 것을 하고 싶으면 가져와 보세요 제가 한번 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 일단 알아보고 권하든지 방법을 찾든지 하게요

그보다 중요한 건 일단 내가 성취할 바로 앞의 단계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그것을 위해 명상을 하든 호수를 외우든 무예를 하든 하는 것이어야죠 

대개 기단을 목적으로 해야 되겠죠 기단이 뭔지는 책에 있고요 그게 되면 또 그다음으로 광단을 정하고 하는데 너무 낮은 것 같으면 처음부터 공단을 정하고 해도 돼요 그만한 집중과 기간을 길게 정하고 하겠다면요 

 

연절 : 근데 삶의 목적에 따라서는 뭔 말이에요?

제라울 : 수련법은 좋은 것을 하거나 맘에 드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하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죠

어떤 삶을 살 거냐가 어떤 것을 배우느냐로 되니까요

그렇다고 자기만의 특별한 뭔가가 있는 듯이 할 건 아닌데 남과 같은 것을 공부해도 자신의 길이 따로 있는 거라서 겉만 같지 그 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다르니까요

연절 : 무슨 말이에요 나만의 수련법이 있다는 것이에요? 그럼 난 뭘 하면 되죠?

제라울 : 이거 저거 해보고 정하라고요

연절 : 자신만의 방법이 따로 있다면서요?

제라울 : 그 과정에서의 내용은 모두가 다르다고요

연절 : 그게 뭐가 다르다는 거예요 나만의 것이 뭐가 있다는 거예요?

제라울 : 특이한 것을 하든 일반적인 것을 하든 그건 자신의 길이라고요 그 방법으로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는데 그거 역시 자신의 길이죠

연절 : 성공하려고 이러잖아요 누가 실패하려고 굳이 당신에게 와서 배운다고 하겠냐고요

제라울 : 실패하면 어때서요? 나도 호흡으로 성공한 것은 아닌데 왜 그걸 거부해요

연절 : 당신이 실패한다고 남들도 실패하면서 배울 건 아니지요 그리고 가르침을 받는 것이 실패 없이 성공하려고 하는 것인데 안 그러면 혼자 하는 것이랑 뭐가 달라요?

제라울 : 안 다른가요?

연절 : 그러니까 일단 호흡을 하라는 거죠?

제라울 : 그러시든가요

연절 : 와 정성 없으시네 ㅜㅜ

제라울 : .....

연절 : 한다 치고 한다 치면 이제 어떻게 돼요?

제라울 : 기단이 되어야죠

연절 : 기단이 뭐죠?

제라울 : 책 봤다면서요?

연절 : 직접 다시 듣고 싶어서 그래요 기단이 뭐죠?

제라울 : 단전호흡식으론 단전 있는 것을 말하고 하나의 선정을 거친 것을 말하고 일단 구심점을 정한 것이 되겠죠

도를 배우겠다는 의지의 결단이 되면 그에 따른 몸의 변화인데 그 시작으로 처음 나타나는 관절이죠

그 결단이 하루아침에 못하니 호흡이나 무예나 호수나 생각이나 마음 정함이나 그런 것으로 자꾸 암시를 몸에 줘야 몸이 정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인지하게 되면 그 결과물이 기단이라고 하죠

연절 : 하루아침에 왜 못해요  난 이미 도를 닦는다는 것을 수십 년 전부터 정하고 왔는데 그럼 나도 기단 아녀요?

제라울 : 그렇게 아는 거겠죠 지금 기단이 아니니 다시 해야 해요

연절 : 그렇게 아는 게 아니라 그래 왔다고 하잖아요 내가 여기저기 다니면서 배우고 또 나름 체험한 것도 있는데 그게 다 뭐예요 그럼

제라울 : 도는 가속을 안 하면 속도가 줄어드는 자동차 같아요 그걸 불퇴전이라고 했는데 지속적으로 앞으로 가려는 발심을 하지 않으면 뒤로 가는 것이 되죠

연절 : 앞으로 가려고 했죠 나도 배우려고 얼마나 열심히 몸부림치면서 왔는데 왜 안 했다고 단정해요?

제라울 : 결과를 보면 알잖아요 단전 없으니 결과가 없는 거죠 기단도 광단도 아니니까요

연절 : 그것이 내 그동안의 도에 대한 열망을 한마디로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말해도 되는 거예요?

제라울 : 결과가 없다고 했지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는 안 했어요

연절 :그게 그거죠

제라울 : 아니에요 달라요 한 건 한 것이 돼요 그게 사라지거나 무의미 하 다거 나는 아니에요 팔이 잘리고 나중에 잘린 기억을 잊었다고 다시 팔이 붙게 되는 것은 아니라서 기억이나 체험의 의미나 그런 것이 무의미로 되지는 않아요 한 것은 한 것으로 몸은 구성돼요 이것이 나중에 공덕이 되고 선업이 되어가죠 이런 것이 누적되어야 더 나은 결과가 되는 인과가 되요

다만 원하는 그것의 결과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연절 : 왜 안됬죠?

제라울 : 우선 이런 원리를 모르니 그대가 이것을 할 수가 없는 것이고 둘째는 자기를 가속하면서 불퇴전하는 방법을 몰라서에요

과거분들은 대개 두 번째 것을 이용해서 자기의 결과를 유지했죠

연절 : 그건 어떻게 하는 거예요

제라울 : 선종에선 무주라고 합니다. 도가에선 허공 분쇄라고 하고요 전 그 레벨에 잠이 오냐고 하고요 ㅋㅋㅋ

연절 : 헐 ~~~

그게 더 쉬워요? 아님 처음 게 더 쉬워요?

제라울 : 요즘 사람은 원리를 알고 정보나 지식을 원하는 것에 더 익숙해서 왜 그런지 알기를 바라서 이게 낫죠 그리고 이것으로 해야 돼요 더 보편적으로 넓게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자기 관찰을 우선 해야 해요 내 마음이 이어지고 있는지 허물어지고 있는지를 알아내려면 그것을 알아낼 정도의 숙련은 있어야 해요

연절 : 마음이 이어지는 것을 어떻게 알아요?

제라울 : 공부한다고 하죠 처음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타성에 젖어요

스스로 타성에 젖고 있다는 것을 알아내야 하는 것이죠

연절 : 난 그런 적이 없는데요

제라울 : 인간은 누구나 예외가 없어요 난 아니라고 할 수가 없는 것이에요 아니라고 안다면 그만큼 자기 관찰을 잘 못한 거지 그런 적이 없는 게 아니에요

연절 : 그렇게 단정 지어도 돼요? 아닐 수도 있잖아요

제라울 : 누구나 자전거를 처음 타면 온 신경이 쓰여서 금방 피곤하지만 잘 타게 되면 필요한 근육과 신경만 사용하고 거의 무의식적으로 타게 되죠 이건 나만 그래요?

연절 : 아니요 다 그래요

제라울 : 우린 그렇게 타성에 젖어가요

10년을 명상을 했다면 처음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저 앉아만 있는 것이 돼요

그래서 호흡을 가르치는 곳에서 호흡을 점점 길게 하라고 하는 기술을 넣어요 호흡을 길게 하려고 더 더 더 하는 암시를 하죠 이 만족하지 못하고 더 길게 호흡해야 한다고 하는 그 마음이 한 곳에 안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연절 : 그럼 호흡을 길게 하는 것이 더 좋은 거네요?

제라울 : 그건 또 아니에요 인간은 그것에 또 요령이 생겨요 호흡을 길게 하지 사람이 나아가진 않는 분리가 돼요

그렇게 말처럼 쉬운 건 없어요 언제나 인간은 방법을 찾아내요 

무언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그 다그침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안주하지 않으려는 발버둥이 있는 것이죠

이 방법을 무엇으로 할지는 하는 사람마다 다를 것인데 이런 효과만 있으면 되기도 해요

다만 본인은 이런다고 하지만 혹 다른 사람이 보면 아니기도 하는 경우가 있어서 혼자 뭔가 잘하고 있다고 착각할 수도 있어요 이래서 그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고 도움이 필요 없을 때까지는 그렇죠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자기를 관찰하는 연습을 해야 해요 가만히 고요하게 할 줄도 알아서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들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구분할 수 있어야 해요 이걸 못하면 도 공부는 정말 곤란해요

이런 것도 요령이 생기면 움직이고 일상에서도 하게 되는데 그러기까지는 나름으로 자기를 볼 수 있는 단련이 있어야 하겠죠.

명상이라는 것이 이렇게 자기 내면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내면이 있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하긴 하지만요

연절 : 내면이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요?

제라울 : 그대도 모르지 않나요?

연절 : 무시하는데, 나도 내 내면이 있는 거 알아요 왜 모른다고 해요?

제라울 : 그럼 왜 내가 그대도 모르지 않느냐고 말할 때 그 내면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연절 : 뭔 말이에요 안 움직이다니 뭐가 움직인다는 거예요?

제라울 : 내가 저렇게 말하면 뭘 말하려고 하는지 우선 내면으로 들어가 살피고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묻거나 내면이 확인되면 그것을 말하거나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바로 있다고 우선 말하고 보는 것이니 내면이 움직일 시간이 없었잖아요

그러니 없다고 하죠 누구나 다 있어요 다만 그 내면을 확장시키고 활성화시켜서 살진 않는데 그걸 없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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